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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 시작하는 이에게 작성일 2010-03-09 방문수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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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새로운 시작이듯이 이제 다가오는 90회 시험합격발표를 기점으로 오랜 기술사학습을 마감하는 분들과 새로이 시작하는 사람들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 또는 전열을 재정비하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동양의 오랜 고전인 손자병법은 그 오랜 역사와 달라진 시대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 전해지는 시사점들이 있으며 또한 감동스럽습니다. 손자병법에 기술된 여러 우수한 사상중에 두가지 사항을 소개합니다.

전쟁은 속전 속결을 근본으로 삼는다 (작전편)

- 전쟁의 목적은 국가의 이익의 추구에 있지만, 그 반면에 이로 인한 손실도 크다. 특히 장기전이 되면 손해되는 면만이 확대되고 이익은 하나도 없다시피 된다. 그러므로 전쟁은 이전투구의 형상이 됨을 절대로 피하여야 한다
- 전쟁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전쟁은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다. 지면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변변치 못하게 이기면, 국력을 소모하고, 나라의 멸망도 면하기 어렵다.
- 그러므로 전쟁을 함에 있어서는, 서툴더라도 재빨리 결말을 지어야 한다는 말은 들었어도, 썩 잘하더라도 오래 끌어 성공한 예는 아직 보지 못하였다.

세상에 완벽이란 존재치 않습니다. 완벽이란 일단 시기적절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완벽을 기다리는 동안에 이미 적절한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보다 완벽한 골찬스를 잡으려고 볼을 잡고있는 시간을 지체하다보면 이미 수비진영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물론 빨리이기면 좋다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반드시 빨리이겨야 한다는 것입니다.(충분조건이 아닌 필수조건)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절대절명의 투자를 집중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명제가 참이기위한 몇가지 전제조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절한 시기, 상대와 나의 상태 등, 손자병법에서는 이를 적을알고 나를알아야 한다. 끊임없는 정찰로 시기를 잡아야한다 등의 또다른 명제들로 제시가 되고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강조를 위해 부수적인 내용은 생략하였습니다.)

싸우기 전에 필승의 기반을(군형편)

- 우선 불패의 태세를 굳혀 놓고, 적이 무너지기를 꾹 참고 기다리는 것 --- 이것이 싸움에 능한 전법이다.
- 똑같이 이기더라도, 무리없이 자연스럽게 이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용전 감투, 큰 손해를 발생시키고 겨우 이기는 것, 이런 승리는 바람직한 승리가 되지 못한다.
- 옛날에 이른바 전쟁을 잘했던 사람은 쉽게 이길 수 있는 것에 이긴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사람의 승리에는 슬기로왔다는 이름도 없고, 용맹스러웠다는 공적도 없다.

이 명제는 우수한 학자들사이에서도 간혹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명제입니다. 원본에서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천하의 모든 이가 칭찬한다면, 최선의 승리가 아니다." (戰勝而天下曰善 非善之善者也) 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명성을 쫒는 것은 진정한 고수가 아니다라고 해석되는 사례가 있는데 진정한 의미는 위에 제시된 얘기가 맞습니다.
이는 칭찬을 좇거나 자랑함을 경계했다기 보다는 애초의 싸움상대가 되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이런것이지요. 명수비가 김재박이냐 유중일이냐를 따질때 멋진 플레이(힘든 상황에서 멋있게 처리하는 거)는 김재박이 많이 했지만 이런 미기감은 스타트가 늦었거나 애초에 다른 방향에 서있었거나 하는 경우이고요, 유중일의 경우 미리 방향을 예측하고 스타트가 빨랐기 때문에 멋있는 플레이는 자주 안나왔지만 항상 안정적으로 수비를 했지요. 진정한 수비를 잘하는 것은 유중일 같은 경우라는 것이죠. (칭찬받는 경우가 아닌)
야구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축구로 예를 들죠. 박지성이 골구석에 멋있게 골을 넣는 것을 잘넣었구나 칭찬하기 보다는 왜 쉽게 넣을 수 있는것을 저렇게 타이밍 놓쳐서 어렵게 넣을까 하고 생각하는거랑 비슷합니다.
(이 명제가 참이기위한 전제조건들 또한 몇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장기전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소모는 최소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처음부터 압도적인 우위인 싸움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우위를 만들어나가고 그 이후에 싸움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역시 본 칼럼에서는 강조를 위해 부수적인 내용은 생략하였습니다.)

일본 난세의 영웅은 세사람을 꼽습니다. 막부시대를 평정한 인물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였지만 기실 그 평정을 이끌었던 주요 공적자는 오다노부나가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이어지는 두 장수에 있습니다.
둘은 성격을 달리하지만 또한 공통점도 존재합니다.
오다노부나가의 특징은 ‘전광석화’입니다. 그는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으며 모든 전투에 기습을 통한 최단시간의 승리를 보장하였습니다. 반면 도요토미히데요시의 주종목은 ‘공성전’입니다.
가장 불리하고 어려운 전투인 공성전에서의 그의 승리는 무대포정신에서 출발한 정면돌파가 아니라 성을 둘러싸고 보급로를 차단하여 스스로 자멸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눈치빠른 분들은 느끼셨는지 몰라도 오다노부나가의 경우 첫번째 사례, 도요토미히데요시의 경우 두번째 사례에 해당된다고 보겠습니다.
그 둘의 공통점은 그들이 승리했을 때 대부분 싸움다운 싸움이 없었으며 따라서 세간에 훌륭한 전투였고 대단한 장수다라는 칭찬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사소한 것 같지만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릇 싸움이라는 것 또는 도전이라는 것은 나의 투자를 통해 어떤 성과를 가져오기 위한 것입니다.
즉 투자대비 성과가 커야만 하는 것이지요. 일단 도전은 무조건 성과를 내야만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그 성과가 감당할 만한 투자를 넘어선다면 그또한 의미가 퇴색됩니다. 이를 통상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빠른 시간안에 결정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요. 만약 그럴 자신이 없거나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방향을 다시 잡으셔야 합니다.
전열을 재정비하시는 분들은 피해를 최소화하여 이어나가도록 준비하십시요. “기술을 끈을 놓지말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되겠습니다.

가끔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조금씩 다른 각도록 얘기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훌륭한 동기기술사인 이이진 기술사가 일전에 순발력과 지구력에 대해서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아마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여집니다.
그것은 다양한 경로로 진행되더라도 진리에 이르는 길은 하나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호 기술사(정보관리 77회)